성경 1초에 1권꼴 배포 · 코란 MP3 파일도 나와
기독교의 성경과 이슬람교의 코란. 두 ‘성스러운 책(Holy Book)’이 거대한 세(勢) 싸움을 벌이고 있다. 이코노미스트가 22일자 특집기사로 책들의 ‘성전(聖戰)’을 소개했다.
◆둘 다 세계화에 성공
기독교나 이슬람교는 둘 다 믿음의 토대인 ‘신의 말씀’을 외우고 전하는 데 열성이다. 성경은 매년 1억부가 넘게 팔리거나 기부된다. 선교단체인 ‘국제 기드온’은 초당 한 권꼴로 성경을 배포한다. 번역에도 열심이어서 지금까지 2426개 언어로 출간됐다. 이슬람교의 본산인 사우디아라비아는 세계 이슬람연맹 등을 통해 코란을 매년 약 3000만부씩 배포한다.
‘책들의 전쟁’에서는 IT(정보기술)도 훌륭한 병기다. 휴대전화로 구약의 ‘시편(詩篇)’을 받아볼 수 있고, MP3플레이어로 문자와 음성으로 된 코란을 접할 수 있다. 인터넷에서는 ‘FreeKoran.com’이 코란을 무료로 배포하고. e-바이블 모임이 열띤 토론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두 책에 대한 독자의 이해도는 높지 않다. 미국인은 매 가정 평균 4권의 성경을 갖고 있지만 성경의 첫 권이 ‘창세기’라는 것을 아는 사람은 국민의 절반도 안 된다. ‘산상 수훈(마태복음에 나오는 예수의 가르침)’을 누가 전했는지 물으면 빌리 그레이엄 목사(미국의 저명 부흥목사)라는 답이 제일 많다.
코란을 달달 외는 무슬림들도 그 뜻을 이해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코란은 아랍어 원전으로 봐야 한다지만 아랍어가 모국어인 신자는 무슬림 전체의 20%밖에 안 된다. 아랍어권의 식자층 중에도 코란을 제대로 이해하는 사람은 드물다.
◆성경이 마케팅에서 우위
세 싸움에서 지금까지는 성경이 우세하다. 마케팅 능력 차이 때문이다. 성경사업에 대형 출판사들이 뛰어들면서 시장을 키워가고 있다. 카우보이를 위한 성경, 옥외용 방수 성경, 전쟁터용 ‘위장(僞裝) 성경’, 바쁜 사람들을 위한 ‘100분 성경’은 물론 사투리나 슬랭 버전의 성경도 있다. 청소년을 겨냥한 잡지형태의 ‘바이블진(Biblezine)’도 인기다. 성경 구절을 암송하는 예수 인형이나 주크박스에, 유명 배우와 첨단 음향효과를 활용한 성경 드라마까지 나왔다. 코란도 추격 중이지만 열세다. 이슬람권은 출판 분야도 취약하지만 코란의 번역이나 각색 자체를 꺼린다. 코란 원전 자체를 ‘신의 계시’로 믿기 때문이다.
또한 성경의 뒤에는 세계 최대 부국인 미국이 있다. 미국 내 약 8000만 복음주의자들은 선교사와 방송사, 출판사 후원을 통해 힘을 더한다. 이슬람권은 늘어나는 ‘오일 머니’에도 불구하고 상대적으로 가난하다. 이 있다. 미국 내 약 8000만 복음주의자들은 선교사와 방송사, 출판사 후원을 통해 힘을 더한다. 이슬람권은 늘어나는 ‘오일 머니’에도 불구하고 상대적으로 가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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